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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tamin

Call me by your name

Call me by your name, and I'll call you by mine.


영화를 본건 아니지만 주위에 많은 분들이 이 영화 이야기를 들려준 뒤로 soundtrack 을 찾아봤다가 영상미와 배경음악에 반했었다. 오랜만에 Visions of Gideon 이 듣고 싶어서 다시 찾아들었는데 다시 들어도 언제나 좋네. "Call me by your name, and I'll call you by mine." 사랑도 하나의 소통이다. 상호간의 소통. 어제 치맥을 같이 한 선배가 한 말이 떠올랐다. "그 애가 그렇게 이해타산적으로 나오면, 나도 그렇게 나오는거야..."

개강하고 만난 많은 친구들은 이번 여름에 이별을 겪었는데 그들은 모두 한결같이 자신이 준 사랑을 상대방이 베풀지 않거나 떠나거나 바람이 났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힘들어했다. 그래서 앞으로 누군가를 이번처럼 사랑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절망했다. 어쩌면 한 사람이 다른 누군가와 교류하는 행동 그 내면에 존재하는 본질은 불안이자 두려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 배신을 당할지 모르는 죄수의 딜레마. 그래서 사람들은 그 두려움을 약속을 통해 해결하려 한다. 누군가는 물질적 계약을 통해. 누군가는 사랑의 서약을 통해. 누군가는 또 다른 자신만의 방식으로... 하지만 약속은 상대방이 하려는만큼 나도 그 정도까지만 딱. 인거다. 사랑에 국가가 있다면 이 곳은 무정부주의 사회이고 그래서 우리 모두는 서서히 현실주의자가 되가는 것이다. 영원해보일 것만 보이던 사랑의 자유주의는 막을 내리며 모두의 마음에는 보호무역과도 같은 장벽이 설치된다. 이 현상이 지속된다면 세상은 과연 어떻게 될까.

세상이 조금 따뜻해졌으면 좋겠다. 내가 어릴 때부터 이런 생각을 가져서일까? 그건 절대 아니다. 나는 항상 이기고 싶어했고 살아남고 꼭대기에 올라서려 했다. 나는 다만 성장기의 가운데서 그 아이의 이야기를 들었고 전화를 받는 그 아이의 옆에 있었으며 치욕적인 상황을 멀리서나마 지켜보며 같이 슬퍼했을 뿐이다. 그 아이를 보고 생각하며 나의 목표지향적 사고방식과 잔인한 본성은 놀랄 정도로 많이 작아졌다. 반면 그 아이는 나에게서 잔인한 본성을 다 앗아갔는지 한동안은 흉흉한 이야기만이 들려왔다. 잔인한 본성을 가진 그와 내가 가장 온순했던 순간은 바로 대화하던 순간. 결국에 답은 무엇일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걸까. 답을 찾을 수 없다. nu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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