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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 the Record

가장 폐쇄적인 작품 남긴 카프카…‘글쓰기’는 유일한 내적 존재의 가능성

http://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40352

카프카에게 특징적인 것은 자신에게 강요되는 지옥의 마이너스 부호를 지닌 이 세계에서 머무를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 전력을 다해서 이 세계에서 빠져나오려고 애쓴다는 사실이다. 카프카가 걷는 방향을 카프카 자신의 말로 표현하면 카프카는 “여기에 나는 닻을 내리지 않는다.” 그의 목표는 ‘여기-에서-떠나는 것(weg-von-hier)’이다. 출발의 장소인 ‘여기’는 ‘허위의 세계’다. ‘여기’에서 떠나려는 카프카 문학의 주인공들(그레고르 잠자, 요제프 K, K)의 시도는 온갖 방해에도 불구하고 포기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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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프카에게 글쓰기가 감시하고 처벌하는 권력에 저항하는 무기였다면, 독자에게 그 무기는 바로 카프카의 텍스트를 읽는 행위일것이다. 카프카 문학은 그 자체로 세상을 바꾸진 못한다. 하지만 카프카 문학에 자극을 받은 독자가 움직일 때, 비로소 세상은 바뀌고 변화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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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학교를 걷다가 찍은 꽃 사진. 너도 혹시 목표가 weg-von-hier 인거니?]

카프카는 프라하를 증오하면서도 끝내 떠나지 못했다고 한다. 이해한다. 그는 프라하 어디에서도 소속감을 느낄 수 없었겠지만 정작 그의 삶을 구성하는 모든 것은 프라하로부터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는 문학에 자신의 삶을 담은 반면 자신의 삶은 문학으로 규정했으며 비현실의 삶을 사는 문학가이자 현실을 사는 공무원이었다. 어느 것이 과연 정말 자신일까 고민하는 카프카의 문학을 대표하는 단어가 자아분열인 것 또한 이해가 간다. 블로그에는 아직 올리지 않고 있지만 카프카의 작품을 꾸준히 읽고 있다. 나는 그가 강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과거에 누군가 그렇게 할 수 있었다면 앞으로도 누군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분열된 자아를 통합하는 것. 그것은 나의 다른 모습도 나 자신임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괴물이 될 수도 있는 나 자신의 어느 모습마저도.